초등학교 4학년 때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에 샀던 컴퓨터가 애플II+였다.
당시 세운상가에서 컴퓨터 매장을 하시던 지인을 통해 아버지가 사 주셨던 첫 컴퓨터였다.
GW-BASIC 이란 단순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이 당시의 컴퓨터 학원들 대다수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간단한 구구단 프로그램에서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 갤러그 비슷한 게임도 만들었었다.
IQ2000이던가? MSX라고도 불렸던 것 같은 컴퓨터를 잠시 거쳐, IBM X/T로 DOS를 배우고,
A/T, 386, 486까지 MS-DOS를 쓰며 M-DIR이나 노턴커맨더 같은 유틸리티로 재미있게 컴퓨터를 썼었다.
95년 무렵 윈도우95가 점차로 자리를 잡아 가던 때에 처음으로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펜티엄을 한 대 구입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쭈욱 쓰게 된 MS-Windows는 개발을 위한 서버를 제외한 모든 내 개인용 컴퓨터의 메인 OS였다. 무려 15년 가까이 윈도우만 써 왔다.
윈도우를 쓰면서 별다른 불편함도 없었고, 잠시 써 봤던 리눅스도 이리 저리 설정이 귀찮고 내가 직접 해야 할 작업들이 많아 쓰지 않게 되었다. 맥킨토시는 예전에 아버지 회사에 제품 디자인용으로 있었던 것을 잠시 써 보았으나 익숙치 않은 인터페이스에 별 흥미를 못 느꼈었다. 어느 모델인지 기억도 안 난다.
그러나~
아이폰 앱 개발을 해 보겠다고 구입한 아이폰과 맥북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렸으니...
맥북을 구입해서 쓰기 시작한지 이제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듯 한데, 벌써 윈도우를 쓰는 일이 비주얼 스튜디오로 작업중인 개발 프로젝트와 인터넷 뱅킹, 워치타워 라이브러리 뿐이다.
이전 문서 자료들은 Dropbox로 공유해서 다 옮겨서 쓰고 있고, 이전 사진들은 iPhoto에 몽땅 넣어 두었고, 음악도 iTunes에 모두 들어가 정리되어 있다. 특히 요즈음엔 아이폰의 Quickoffice앱이 dropbox를 지원하면서 맥/윈도우/아이폰에서 같은 자료에 접근이 되어 편리하다.
개인 기록들도 모두 옮기는 중이다. WM PDA폰/스마트폰과 윈도우에서 동기화해서 쓰던 톰보/에버노트, 아이폰과 윈도우(웹)에서 동기화해 잠시 쓰던 모모로그의 자료들도 아이폰/맥북으로 옮겨서 SOHO Notes/Notelife(아이폰 앱)으로 옮겨 쓰고 있다. 모모의 경우 아이폰과 웹의 동기화만 제공되어서 스크랩이나 문서첨부 같은 기능이 없이 plain text만 지원하지만, SOHO Notes/NoteLife는 맥에서 작성된 모든 문서는 그대로 아이폰에서 보여지고(단, 편집을 하려면 plain text로 변환되어 저장된다.) pdf, 음성/동영상 레코딩, 이미지 첨부, 웹 스크랩(별도로 웹스크랩 기능이 제공된다.) 등 다양한 자료들을 한꺼번에 정리해서 쓸 수 있어 좋다. (맥 저널과 비교해 보다가 SOHO Notes의 스캔 기능 때문에 아이폰 앱까지 구매해 버렸는데, 스캔과 레코딩에 버그인지 내가 잘못 쓰는 것인지 확인 중인 약간의 트러블이 있다.)
윈도우에서 쓰던 오피스 문서들은 오픈 오피스로 열어서 쓰고, 요즘은 웬만하면 iWork로 다 작업을 하는 중이다.
수년 간 애용하는 SPB Wallet도 맥용과 아이폰용이 모두 있어, 급히 구매해 쓰고 있다.
mdict에서 쓰던 사전 자료들도 stardict용을 찾아서 맥의 사전 프로그램에 넣어서 사용하니 좋다.
꼭 써야할 윈도우 프로그램들은 Parallels로 사용하고 있다. 메모리가 2GB일 땐 페이징이 많아서 좀 느렸는데, 4GB로 업그레이드 한 후론 맥용 어플을 쓰는 것과 별 차이 없이 쓰고 있다. 윈도우를 서스펜드 모드로 종료해 두면 윈도우용 어플 실행시에 부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 그다지 많이 기다리지 않고 쓸 수 있어 좋다. Corehence 모드로 쓰니 다른 맥용 어플과 같이 쓸 수 있다.
웹 개발에 쓰던 툴들도 맥용이 나와 있어서 별 어려움 없이 이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맥용의 좋은 툴들을 경험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어쨌든 나름대로 굉장히 윈도우에 만족하며 써 왔는데, 상당히 짦은 기간에 맥 OS X 환경에 적응한 것 같다. 또 결과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WM기반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뒤에도 애플의 편리한 UX가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지금까지 왜 WM을 고집해 왔었나 하는 생각에 후회가 들기도 했었다. (뭐 전엔 아이폰이 출시가 안 되었으니까) 지금 맥북을 쓰면서 느끼는 느낌이 비슷하다. 맥이라 안 될 것이라 생각했던 거의 대부분의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더구나 대다수의 경우 윈도우에서보다 더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OS X 자체의 안정성이나 디자인, UX도 그렇지만 곳곳에 숨은 기능들이 때때로 '왜 윈도우엔 이런 게 없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내가 소위 애플빠, 맥빠는 아니지만 대단히 만족스럽게 맥북을 쓰고 있다.
와이프가 쓰는 미라지폰도 바꿀 때가 되면 아이폰으로 바꿔 주고 싶고, 노트북도 바꿀 때가 되면 맥으로 바꿔주고 싶다.
내가 컴퓨터를 처음 배우던 때에 익숙히 듣던 잡스 아저씨 이름이 요새 다시 친숙해 진다.